2014년 3월 21일 금요일

H2

 생각을 알수 없다.

 이 여자. 오지라퍼인가? 그냥 착한 여자인가? 

 어느덧 회사에 입사한지 한달즈음 되었을까? J는 H와 떨어져 서로 다른 팀에 배정되었다.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다. H는 J에게 잠을 못 자게 만든 장본인이다.
 그리고 얼마 뒤 J는 생일을 맞이하게 된다. 때마침 J는 1월달에 뼈아픈 이별을 맛 보았고 그로인해 생일을 챙겨줄 사람이 아무도 없는 형편이었다.(젠장.. 가족은 있다.) 그래도 나름 슬프게 보내지 않기 위함일까 한가지 꾀를 생각해 낸다. 시크하게 생일 케익을 회사에 사가지고 가서 혼자서 자축을 하면 아마도 동료들이 쥬크박스에서 노래가 흘러나오듯이 자동으로 생일 축하 노래와 함께 생일 축하 한다는 말 한마디를 건내주겠지? 하는 생각이었다.
 J는 행동에 옴기기로 한다. 먼저 출근을 하면서 스타벅스에 들려서 케익을 하나 산 뒤 촛불을 근처 파리파게트에서 샀다. '왜 스타벅스에서는 촛불을 안 파는것일까?' 하는 생각을 한다. 매우 불편하게 생일 케익을 산 뒤 아무일도 없다는 듯이 회사에 가서 일을 하기 시작했다. 시간은 빠르게 갔다. 혼자서 키득키득 웃으며.
 점심시간이 되었다. J는 생각한 작전을 실행하기 시작했다. 그냥 도시락을 꺼내듯이 케익을 꺼내 셋팅하고 촛불을 꽂았다. 주변에서는 뭐하는거냐고 이야길한다. 다른 팀의 H도 지나가면서 쳐다보고 있다.

 "제 생일이에요."
 J는 간단하게 대답을 한다.

 그것때문이었을까? 평소에도 활기차게 생활하는 H는 다가와서 생일을 축하하면서 케익을 바라보고 있다.

 "먹고 가요."
 J는 케익을 권유 했다. 케익을 바라보고 있는 H의 눈을 봤기 때문이다.

 역시나 H는 그래도 되? 하는 눈빛으로 쳐다봤고 그런 H의 눈빛은 마력이 있었다.

 "먹어도 되요. 전 다이어트 중이라 괜찮으니까요."
 실제로도 다이어트를 하는 중이었고 케익 또한 J가 먹을려고 산것이 아니기 때문에 J입장에서는 먹어줄 사람이 한명 더 있는게 좋았다. 

 촛불에 불을 붙이자. 쥬크박스에서 노래가 자동 재생되는것 마냥 동료들의 목에서 그리고 입에서 자연스레 생일 축하 노래가 나왔다. '생일축하합니다' 노래를 들으며 그래도 케익을 사서 자축하며 동료들에게 축하 받길 잘했다. 노래가 끝나고 생일촛불을 끄고 나니 한결 마음이 편안해졌다. 
 이제 모두 식사를 하기 시작했고 이미 식사를 먼저 하고 가던중에 만난 H는 케익을 먹기 시작했다. 맛있게 먹고 있는 H를 보고 있으니, J는 맛있게 먹는 사람이 있으니 사길 잘했다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어차피 먹을 사람이 없으면 버릴 케익이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점심 시간은 끝이 났고 다시 일을 하던 무렵 H에게서 개인 메신져로 연락이 왔다.

 [오빠! 케익도 잘 먹었고 생일 인거 몰라서 못 챙겨줘서 미안해요. 내가 생일선물을 사줄께요!]
 J는 당황했다. 평소에 나쁜 사이는 아니지만 그래도 딱히 서로 친분이 없다면 없다고 할 수 있는 사이이기 때문에 선물을 사주겠다는 H의 제안이 J로써는 '왜?' 하는 생각뿐이 들지 않았다. 그래도 생일 선물 주겠다는데 일단은 받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진짜요? 그럼 저야 고맙죠. 암거나 골라도 되나요?]
 J는 평소에 사고 싶었던게 있었다. 그래도 아직 그렇게 친한것도 아니고 아무리 J의 생각엔 싼거라 해도 나이도 어리니 혹시나 하는 생각에 한번 떠본다. 

 [그럼요~ 너무 비싼건 안되고 적당한선에서 골라봐요!]
 메신져에서 조차 음성이 들리는 듯한 H의 어투가 생생하다. 

 [혹시 게임하는거 있어요?]
 J가 갖고 싶어하는건 게임에서 나오는 캐릭터였다. 

 [나 LOL해요. 2시즌 은장임!]
 H는 LOL하는 여자였다. 그게임을 즐기는 사람들 중에 멘탈이 제대로 정상인 사람은 별로 없다.

 [아.. 그래요? 다행이네요. 제가 갖고 싶은거 렝가를 갖고 싶었거든요. 렝가요.]
 J는 H가 LOL를 한다는 사실에 다행이라 생각했다. 갖고 싶은 물품이 LOL캐릭터였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게임에서 패드립치는 H를 상상하니 웃음이 나왔다.

 [알았어요. 집에 가서 바로 선물로 드릴께요~]
 H는 J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모르는체 좋은 기분으로 선물을 주려하고 있다.

 그날 저녁 J는 H에게서 선물이 왔는지 확인 해보려 LOL에 들어가 봤지만 선물은 아직 도착 하지 않았다. 실망은 하지 않았다 J에게 H의 선물은 처음부터 기대 했던 선물이 아니기에 그일에 대해 집착하진 않았다. 그러나 '이여자가.. 선물을 주는게 맞나? 오지라퍼의 헛소리에 놀아났나?' 하는 생각이 드는건 어쩔수가 없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